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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북(북큐레이션)

유투북05호 "당신은 돌아갈 곳이 있습니까?"

by 까라멜마끼야또오 2023. 12. 25.

 

당신은 돌아갈 곳이 있습니까?

정신실  「나의 성소 싱크대 앞」

 

_글 쓰는 아조시✍️

 

야곱,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성경 인물이지요. 그가 상속권을 위해 아버지와 형 에서를 속이고 밧단 아람으로 도망칠 때의 일입니다. 여행 도중 어느 곳에 이르러 해가 저물어 노숙하게 된 야곱은 돌 하나를 주워 베개 삼아 누워 잠을 청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그는 놀라운 꿈을 꾸게 됩니다. 땅에서부터 시작된 계단이 하늘에 닿았고, 그 계단을 천사들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광경을 말입니다. 그 꿈속에서 야곱은 하나님과 언약을 맺습니다. 아브라함과 이삭의 하나님이 그에게 복을 주고, 지키며, 떠나지 않고, 다시 이 땅으로 데려오겠다는 맹세를 하십니다.

잠에서 깬 야곱은 거기가 하나님과 통하는 성소임을 깨닫고 아침 일찍 일어나 누웠던 돌을 기둥으로 세우고 기름을 부어 구별합니다. 그리고 그곳의 이름을 벧엘’, 하나님의 집이라고 칭합니다. 그리고 그곳으로 다시 돌아올 것을 서원합니다.

야곱의 이야기에서 성소는 언젠가 돌아갈 곳으로 나타납니다. 성소, 거룩한 곳이라고 하면 당연히 큰 건물이나 화려한 장소를 떠올리는 우리에게 야곱의 이야기는 사실 성소가 대단히 개인적인 경험과 연관되어 있고, 작고 소중하며, 일상적인 장소임을 보여 줍니다. 그렇습니다. 비단 야곱의 이야기뿐 아니라 성경 곳곳에는 아주 소소하고 일상적인 장소에서 하나님이 그분의 백성과 만나시는 장면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블레셋 사람들의 눈을 피해 포도주 틀에서 몰래 곡식을 털던 기드온, 돌무화과를 가꾸는 사람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농부 아모스 선지자,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 들판에서 양을 키웠던 다윗. 그밖에도 많은 사람이 자기의 일상적인 자리에서 거룩한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여러분의 성소는 어디인가요? 여러분에게는 그렇게 일상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고, 보호와 위로의 약속을 받는 장소가 있나요? 삶이 사방으로 가로막혔을 때, 문제가 눈앞을 가릴 때, 불안과 우울감이 찾아올 때, 하나님의 약속을 기억하기 위해 돌아갈 곳이 있습니까?

이 책은 저자가 일상에서 경험한 다양한 일 속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발견한 흔적들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골라 빚은 글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때로는 아버님의 소주잔에서, 때로는 아이들의 게임기에서 이끌어 내는 저자의 묵상은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과 속()’의 구분을 의미 없게 만듭니다. 그리운 어머니와 지지고 볶는 자녀들, 큰아들 같은 남편과의 일상 속에서도 의미는 발견됩니다.

강사이자 사모로서의 페르소나를 입고 사는 저자가 언제고 돌아와 진정 나답게되는 곳, 바로 가정에서의 자신의 자리인 싱크대 앞을 성소라고 부릅니다. 칭찬과 격려가 넘치는 자리보다 알아주는 이 없고, 노력의 결과물은 금방 사라지며, 피곤하고 귀찮은 그 자리를 저자는 기꺼이 성소라고 부릅니다. 동시에 뭇 남성들을 그 성소 앞으로 불러 모으며, 그 자리가 주님의 현존을 가까이 마주하는 자리라고 선언합니다. 그릇과 세제물의 질감을 손끝으로 느낄 때마다 저자의 묵상은 시작됩니다.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예배당으로, 집회로 오라는 초청이 많습니다만 그런 곳에서만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면 그 하나님은 예배당에 갇힌 분이겠지요. 그러나 만약 그분이 온 세상과 우리 일상을 다스리실 뿐 아니라, 우리 곁에 가까이 와 계신 분이라면 언제, 어디에서나 우리가 있는 곳이 성소이자, 거룩한 약속의 장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여러분의 일상의 자리를 성소로 만들 수 있을까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주변의 모든 것에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이고 관심 갖는 것, 그리고 느낀 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지요. 여러분이 주변과 일상을 소중하고 특별하게 여긴다면, 분명히 그 자리를 거룩하게 하시는 주님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 주님은 늘 가까이에 계십니다.

 

 

종이책_https://url.kr/4g8i3a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메시지 성경

복있는사람 / 유진 피터슨 지음, 이종태 외 3인 옮김

일상에서 발견된 경험을 신앙의 언어로 옮기기 위해서 필요한 일상의 언어로 기록된 성경입니다. 우리의 신앙 언어가 딱딱하고 오래된 것처럼 느껴지는 데에는 우리가 사용하는 신앙 언어가 일상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상의 언어로 쓰여진 성경 옆의 성경>이라는 소개 글처럼 이 책은 성경의 이야기들을 더 가깝고 친밀하게 읽어 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고 그렇게 길어 낸 신앙의 언어들을 가지고 우리 일상을 신앙과 연결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https://url.kr/ezu7wi

 

 

 

예언자의 기도

비아 / 월터 브루그만 지음, 박천규 옮김

신학자인 월터 브루그만이 신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때 수업을 시작하며 드렸던 기도들을 묶어 출간된 책입니다. 일상에서 겪는 아픔과 하나님의 부재, 그로 인한 내면의 싸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리는 하나님을 향한 신뢰의 고백이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 일상을 위한 기도라는 큰 그림을 완성합니다. 일상이 성소가 되게 하는 중요한 행동 중 하나는 바로 기도입니다. 우리는 기도를 통해 일상 가운데 현존하시는 하나님을 의식하고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익숙지 않고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것도 기도이기에, 이 잘 정돈된 기도의 책을 추천 드립니다. 펴서 읽으며 그 문장 속에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의 기도는 더 깊어질 것입니다.

https://url.kr/f1tp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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