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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북(북큐레이션)

유투북07호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난 지금입니다!"

by 까라멜마끼야또오 2024. 2. 26.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난 지금입니다!

김형국 「청년아 때가 찼다」

 

_글 쓰는 아조시✍️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국가대표였을 때인가요? 난 지금입니다!”

한때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개봉과 함께 일약 슬램덩크 붐이 휩쓸고 지나갔죠. 그때 많은 사람이 각자 기억에 남는 슬램덩크의 추억 속 명대사를 신나게 이야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이 대사도 많은 분에게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산왕공고와의 시합에서 중요한 활약을 하고 있던 강백호 선수가 코트 바깥으로 나가는 공을 집념으로 살려 냈지만, 허리에 부상을 입게 되지요. 강백호 선수에게 이상을 발견했지만 점점 성장해 가는 그의 모습을 더 보고 싶던 북산고 안 감독은 선수 교체를 머뭇거렸고, 결국 부상의 여파로 강백호 선수는 쓰러지게 됩니다. 안 감독은 강백호의 선수로서의 생명을 생각해서 교체를 지시하지만, 강백호는 이를 거부하며 위 대사를 말합니다. 안 감독이 보는 강백호의 ‘때’는 먼 훗날이지만, 강백호에게 자신의 ‘때’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이었던 거지요.

 

네 권의 복음서 중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쓰였다고 말하는 ‘마가복음’의 오프닝은 바로 이 ‘때’와 함께 시작합니다. 마가가 소개하는 예수님의 첫 메시지는 바로 “때가 찼고,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였습니다. 흔히 성경에는 두 가지 시간 개념이 있다고 말합니다. 바로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인데요, 전자는 흘러가는 시간을 뜻하고, 후자는 ‘의미가 부여된 특별한 시간’을 뜻한다고 말합니다. 강백호의 ‘때’가 바로 산왕전이었기에 의미 있던 것처럼, 예수님이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의 ‘때’도 역사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하나님의 ‘때’가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마가복음이 전하는 하나님의 때는 당시 사람들에게는 절망적인 때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계속 바뀌는 지배자와 정치적 불안정 속에서 삶의 기대와 소망이 완전히 사라진 시대를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예수님은 ‘때’가 찼다라고 선언하고 계신 것입니다. (직접 비교하기에는 가볍다 느껴지지만) 산왕고에게 20점 차로 뒤쳐진 채로 심각한 부상을 당한 강백호가 “지금이 나의 때다”라고 말한 것처럼 말입니다.

이 책에서 던지는 가장 큰 문제의식은 바로 이 지점입니다. 현실과 동 떨어져 보이는 강백호의 말과 예수님의 선언, 그것이 주는 너무나 큰 괴리감 때문에 우리는 도무지 이 이야기를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믿음은 때로 철저히 신앙과 일상의 영역을 분리하는 ‘이분법’적인 사고로 흐르기도 합니다. 그렇게 형성된 우리는 신앙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 신앙을 철저히 교회 안에서만 가지고 살아가는 ‘매력 없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지요. 저자는 복음이 가져온 삶은 우리가 경험하는 그것보다 훨씬 ‘풍성한 삶’이라고 말합니다.

 

강백호는 자신의 영광의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선언한 후, 경기 위원석에 올라가 이렇게 외칩니다. “산왕은 내가 물리친다!” 그렇게 말하며 내려와 헤실거리며 “헤헤 어떠냐 너희들, 이제 이길 수밖에 없게 되었다”라는 강백호의 말에 정대만은 “그렇게 쉽게 말할 수 있는 점수 차가 아니야!”라며 항변합니다. 여기서 강백호의 답변이 가관입니다. “너희 같은 굳은 농구 상식은 나한테 통하지 않는다고! 나는 완전 초짜거든!”(이 대사는 만화책의 오역을 바로잡은 우리말 극장판의 것입니다) 어떤가요? 이상하게 들리실 수도 있지만,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장면에 마가복음의 하나님 나라 복음 선언이 겹쳐 보였습니다. 

우리는 현실의 문제와 세상이 주는 공식에 익숙해져 복음이 주는 새로운 시각을 잃어버릴 때가 많습니다. 물론 우리가 처한 현실은 강백호처럼 외친다고 해서 쉽게 넘어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복음서가 전하는 “때가 찼다!”라는 선언이 정말 믿을 만한 사실이라면, 그 말을 전하신 분이 우리의 주인이고 구원자이신 예수, 그분이 맞는다면, 한 번쯤 도전해 볼 만하지 않겠습니까? 

청년의 청(靑)은 때로는 ‘새파란 햇병아리’와 같이 세상 물정 모르고 덤비는 초짜를 의미할 때 쓰이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말하듯, 청년은 나이로 결정되는 것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때가 찼다’라는 복음의 선언을 믿고 살아가는 새파란 초짜, 세상의 파도에 대해 “너희의 상식은 내겐 통하지 않아!”라고 외칠 초짜 복음내기의 패기가 살아 있다면, 당신도 청년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 나라가 이미 왔습니다. 이전 삶의 방식에서 돌이켜 복음을 믿으십시오!

종이책_https://url.kr/9qgfwc

전자책_https://url.kr/nixjk5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푸른 바람이 너를 기다려」

이미아직 / 서지성 지음

이 책은 김형국 목사의 저서인 「풍성한 삶으로의 초대」의 청소년 버전입니다. 다소 충격적인 “한 살이라도 빠를 때 이 나라를 떠나라”는 도전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사실, 실패하면 안 되는 나라 ‘대한민국’ 안에 사는 청소년들이 어떻게 하면 하나님 나라의 삶의 방식을 향해 ‘떠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도록 돕습니다. 단순히 청소년들을 ‘챙기는’ 사역뿐만 아니라 어떻게 ‘새로운 삶’을 살도록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역자들에게 추천합니다.

https://url.kr/5wxs49  

「예배소품」

지우 / 김정태, 정진형 지음

한 사회가 사용하는 달력은 그 구성원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농경 사회는 농사에 영향을 끼치는 달의 움직임을 반영한 ‘월력’에 따라 삶의 패턴을 만들고, 현대 사회는 주 5,6일 근무하고 주말을 쉬는 ‘일력’에 따라 살아갑니다. 그런데 교회에도 믿는 이들의 삶을 형성하는 달력이 있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하나님의 창조, 그리고 성령을 통해 만들어져 가는 교회 이야기를 따라 구성된 ‘교회력’이라는 달력입니다. 세상이 주는 시간표를 따라가느라 지쳐 버린 현대 신앙인들에게 교회의 시간표가 주는 이야기들은 분명 새로운 삶을 꿈꾸도록 도와줄 것입니다. 

https://url.kr/h3d8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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