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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북(북큐레이션)

유투북03호 "단순하지만, 결코 단순할 수 없는 신앙 고백"

by 까라멜마끼야또오 2023. 10. 30.

 

단순하지만, 결코 단순할 수 없는 신앙 고백

알리스터 맥그래스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사도신경」

 

_글 쓰는 아조시✍️

조금 오래전 일입니다. 어느 날 저는 몸담고 있던 선교 단체에서 진행하는 예배 교육 과정 홍보차 한 지역 교회 목회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분과 사도신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분은 본인의 교회에서는 사도신경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깜짝 놀라 그 이유를 물었고, 생각보다 간단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성경에 안 나오잖아요!”

여러분은 이 말이 어떻게 들리시나요? 성경에 직접적으로나오는 것만 믿겠다는 이러한 태도는 언뜻 순수한 신앙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초기 기독교부터 지금까지 역사적으로이어져 내려온 신앙을 부정하는 태도로도 보일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기독교는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백성과 함께 호흡하며 삶의 자리에 형성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성경에 대해 현대 기독교인들이 가지고 있는 오류는 크게 세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첫째, 역사적 맥락의 부재(기독교 역사에 대한 몰이해의 문제)

둘째, 언어적 맥락의 오해(번역의 문제)

셋째, 실용적 문화의 문제(복음 전도를 위해 진리는 짧고 간결해야 한다)

 

먼저 역사적 맥락의 부재입니다. 많은 경우, 개신교인들은 자기가 속한 신앙 전통을 마치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생각합니다. 심지어는 자신의 교파만이 참된 기독교이며 다른 전통은 잘못되었거나 마치 이단 종파처럼 여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 기독교부터 전해 내려오는 여러 문헌과 가르침, 특히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사도신경과 같은 신앙 고백들은 우리가 어느 한 순간 하늘에 뚝 떨어진 존재가 아닌, ‘시작과정이 있는 역사적인 교회에 속해 있음을 보여 줍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신앙 고백서들이 만들어졌을까요? 앞서 나온 그분의 말대로, 성경에 나온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 이유는 신앙 고백들은 우리 믿음의 선배들이 삶의 현장에서 직면하는 어려움들에 대해 계시로 주어진 성경을 적극적으로 해석하여 고민했던 흔적들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계속해서 이 지점을 강조합니다. 각 고백이 형성된 시대상, 주요 역사적 사건과 맥락을 다루면서 우리가 단절된 교회가 아닌, 이어진 교회임을 상기시킵니다.

 

다음으로, ‘언어적 맥락의 오해입니다. 성경은 일차적으로 그 시대의 언어로 기록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다양한 언어로 번역을 거쳐 오늘날 우리 손에 들린 한글성경이 된 것이지요. 그런데 언어는 단순히 문자를 뜻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언어에는 시대와 배경, 문화와 관습들이 녹아 있으며, 아주 짧은 시간에도 큰 변화를 일으킵니다. 하물며 수천 년의 언어적, 문화적 차이가 있는 성경은 어떨까요? 그래서 알리스터 맥그래스는 이 책에서 성경 표현들을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하면서 과거와 현재 독자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합니다.

 

마지막으로, ‘실용적 문화의 문제입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값싼 은혜는 없으며, 경제적인 방식으로 구원에 이르는 길도 없다.” 신앙 고백은 단순하지만, 그 신앙 고백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이야기는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역사 속에서 수많은 그리스도인이 신앙 고백의 그 한 줄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 알게 된다면, 매 주일 사도신경을 고백하는 마음가짐이 완전히 달라질 것입니다. 우리는 내용이 사라진 구호만 외치고 있지는 않습니까? ‘예수천당사이에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알고 있습니까? 시대의 흐름과는 다르게 기독교는 실용을 추구하지 않고 낭비를 추구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를 구원하신 분이 자기 생명을 죄인을 위해 버리셨기때문입니다.

 

제가 다양한 책을 통해 만난 알리스터 맥그래스는 정말 개념 정리를 잘 하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주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그것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필요한 곳에 넣어 설명하는 데 탁월합니다. 게다가 그 많은 내용을 알기 쉽고 깔끔하게 정리하는 글쓰기 실력에는 존경심이 들 정도입니다. 그래서 알리스터 맥그래스는 기독교 신앙의 가장 오래된 근본, ‘사도신경을 소개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절한 저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성도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 늘 고민하느라 머리 아픈 많은 사역자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종이책_https://url.kr/vd3ugw

  전자책_https://url.kr/5nk4wi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기독교 교파 한눈에 보기

이레서원 / 전희준 지음

앞서 본문에서 이야기한 역사적 맥락이 부족한 기독교인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입니다. 기독교 역사 속에서 등장한 다양한 교파와 교단의 내용을 최대한 중립적으로 간결하게 잘 정리한 책입니다. 분량이 많지 않아서 소그룹 모임에서 함께 읽어도 좋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던가요?

https://url.kr/r71cvs

신학이 무슨 소용이냐고 묻는 이들에게

포이에마 / 알리스터 맥그래스 지음, 이은진 옮김

알리스터 맥그래스의 책은 보통 분량이 많은 편인데, 이 책은 적절한 분량에 꼭 필요한 주제를 다룹니다. 왜 우리는 본문에서와 같은 세 가지 오류를 범할까요? 저는 그것이 신학과 신앙 사이의 괴리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신학에 대해 교회 문화가 가진 오해들을 어느 정도 풀고 신학의 필요성을 일깨우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https://url.kr/ycq6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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